자동차 TIP

안녕하세요 가양오토갤러리 조실장입니다.

지난달 2일 미 공화당은 최대 7500달러를 주는 연방정부 전기차 보조금을 폐지하는 법안을 발의했습니다. 그러자 GM 등 자동차 업계가 일제히 반발했습니다. "보조금을 폐지하면  전기차 판매에 큰 타격이 될 것" 이라는 게 그들의 주장이었습니다. 이제 막 꽃이 피기 시작한 전기차 시장이 궤도에 오르기 위해선 보조금이란 영양제가 당분간 필요한데 이를 빼앗으면 활짝 피기도 전에 시들어버린다는 우려가 깔렸습니다.

논란이 분분하자 전기차 보조금 폐지 방안을 유보한다는 소문도 돌았으나 미 상원은 올 연말을 마지막으로 전기차 보조금을 폐지하는 내용을 포함한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미국 뿐 아니라 한국과 중국 등 다른 나라에서도 내년부턴 보조금을 축소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전기차에 들어가는 배터리 개발에 필요한 핵심 원자재 가격이 치솟고 있어 안정적인 공급에 문제도 생겼습니다. 승승장구하던 전기차 앞날에 먹구름이 끼는 모양새로 흘러가고 있는 셈입니다.

전기차 보조금 감소 추세

전기차는 현재 생산 단가가 동급 내연기관 차량에 비해 비쌉니다. 배터리 가격 때문입니다. 국내 대표적 전기차인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일렉트릭 출고가격은 3840~4300만원 선입니다. 동급인 현대차 아반떼 판매 가격 1420~2427 만원의 2배입니다.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 추이 외 이 때문에 세계 각국은 전기차 보급을 확대하기 위해 보조금과 세제 혜택 등 각종 인센티브 제도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올해 정부 보조금 1400만원에 지자체별 별도 지원금 500만~1000만원을 포함, 최대 2400만원을 지원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러한 전기차 보조금 제도를 줄이거나 차등 적용하는 국가들이 늘고 있습니다.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은 내년 전기차 보조금을 올해보다 20% 줄이는 것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전기차가 급증해 정부 재정 부담으로 이어지자 보조금 삭감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2020년엔 전기차 보조금을 완전 폐지하고 2019년 부터 자동차 제조사별 의무판매제를 적용하기로 했습니다.

미국 역시 전기차 보조금 폐지가 초읽기에 들어갔습니다. 이번에 상.하원이 통과시킨 세제 개편안에 연방정부 전기차 구입 보조금을 폐지하는 내용이 포함됐습니다. 다만 앞으로 내용을 세부 조정하는 과정에서 전기차 보조금 폐지부분을 전격 제외할 수도 있으나 이럴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게 업계 관측입니다.

한국도 내년부터 전기차 보조금을 줄입니다. 환경부 등에 따르면 내년에 구입하는 전기차는 주행거리에 따라 차등을 둬 800만~1200만원의 정부 보조금(지자체 보조금은 별도)이 지급될 계획. 올해보다 200만원 정도가 줄었습니다.

업계는 줄어든 보조금이 전기차 보급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내년 국내 자동차 업체들은 총 4만대에 달하는 전기차 판매 목표를 세웠으나 정부 보조금 총액이 2만대 수준에 그치면서 실제 판매되는 대수도 2만여대에 불과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코발트 배터리 원자재 가격 급등

전기차 배터리를 만들기 위해 필수적인 코발트 리튬, 니켈 등 원자재 가격이 급상승하는 것도 전기차 시장의 미래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습니다.

원자재 가격이 뛰게 되면 생산비용이 늘어나 전기차 가격도 높아집니다.

코발트는 더 심각합니다. 중국의 경영 자문 회사 CRU 컨설턴트는 "글로벌 코발트 수요가 2021년에는 약 13만t, 2025년에는 16만t으로 증가할 것" 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특히 코발트는 전 세계적으로 절반 이상이 콩고에 매장돼 있어 희소성이 큽니다. 가격은 수직 상승세입니다. 작년 11월 1파운드당 13.76달러였던 코발트 가격은 올 11월 평균 30.67달러로 상승했습니다. 2배 넘게 올랐습니다.

자동차 업체들은 마땅한 공급처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폴크스바겐은 2022년까지 340억유로를 투자해 코발트 공급망을 구착할 계획이었으나 대형 채굴 업체들과의 협상에 연이어 실패하고 있습니다.

독일산업협회(BDI)는 "전기차 배터리 핵심 원료의 수요가 공급보다 상대적으로 많아 공급 병목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며 "자동차 업체가 배터리 핵심 원료 공급 체계를 사전에 마련해 놓지 않을 경우 향후 생산에 큰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 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전기차가 시장 대세 될 것"

이러한 걸림돌에도 불구하고 전기차가 미래 차 시장을 차지할 것 이라는 낙관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전기차 보조금이 축소되는 대신 다른 인센티브로 충분히 운전자들을 전기차 시장으로 유인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보조금을 통해 전기차 보급을 확대하는 건 지속 가능할 수 없다" 며 "결국엔 인프라 확대를 통해 전기차 구매를 유인해야 하고 보조금이 아닌 다른 인센티브를 개발해야 한다" 고 말했습니다. 이어 "올 들어 전기차를 바라보는 소비자들 인식이 변했다" 며 "5년 단위 장기 전기차 보급 계획을 세워 소비자에게 전기차 보급에 대한 연속성을 보여주면 시장은 스스로 성숙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배터리 원재료 가격 상승 문제도 기술 발전과 함께 자연스레 해결될 것이라는 시각이 있습니다. 실제로 글로벌 자동차 업체와 배터리 업체들은 최근 리튬 이온 배터리를 대체할 차세대 고체 배터리 개발에 몰두 하고 있습니다. 도요타는 2021년에 차세대 전기 배터리인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를 생산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 연구원은 "자동차 업계에서 새로운 배터리 소재 개발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어 원자재 가격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죽느냐 사느냐의 싸움" 전기 車 라인업 확대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인 BMW 순수 전기차 '뉴 i3'

"이기느냐 지느냐 싸움이 아니라 죽느냐 싸움이 시작 되고 있다."

지난 달 아키오 도요타 사장은 현재 자동차 산업을 이렇게 평가했습니다. 자동차가 내연기관을 넘어 전동화로 이동하는 격변기에 자칫하다가는 전부를 잃을 수 있다는 경고를 한 셈입니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은 전 세계적인 보조금 축소 움직임, 배터리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전기차 시장확대를 가로막는 걸림돌이 나타나고 있지만 결국 미래 차 시장은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등 전동화 차량이 대세가 될 것이라고 보고 투자를 집중하고 있습니다.

미국 GM 메리 배라 최고경영자 (CEO)는 지난달 미국 뉴욕에서 열린 글로벌 오토모티브 콘퍼런스에서 "2021년까지 차세데 EV(전기차) 플랫폼을 개발하고, 2023년까지 최소 20종 신형 전기차를 출시한다"고 말했습니다. 배라 CEO는 "자동차 산업에서 앞으로 5년은 지난 50년보다 훨씬 더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 동안 디젤 엔진에 집중했던 독일 자동차 업체들도 전기차 개발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폴크스 바겐 그룹은 2025년 80개 이상 새로운 전기차 모델을 출시할 예정입니다. 다임러그룹도 2020년까지 전세계에 전기차를 10만대 이상 판매하고, 2022년까지 100억 유로로 벤츠 모든 차종을 전동화 자동차로 바꾸겠다고 장담했습니다. BMW는 2025년까지 하이브리드 차량과 순수 전기차 20종을 출시할 계획입니다.

하이브리드 차량에 강세를 보인 도요타 등 일본 업체들도 전기차 공략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도요타는 2020년 전 세계에 하이브리드 차량을 700만대, 수소전기차를 3만대 판매하겠다고 밝히며 2050년엔 판매하는 모든 차량을 전동화로 바꾸겠다고 했습니다. 한국 현대차그룹은 2020년까지 하이브리드 차량 10종,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차량 11종, 전기차 8종, 수소전기차 2종 등 총 31종의 친환경 자동차를 개발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습니다.